하느님의 빛이 비추어야만 우리는 비로소 신앙의 눈으로 우리 삶의 매 순간을, 우리가 마주한 사람들을, 주변의 세상과 자연, 우리의 일상을 온전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두를 그분의 빛 안에서 본다면, 그 안에 담긴 작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희망과 빛, 위안, 기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빛을 담아내는 작업은 하느님의 빛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과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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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기도를 배우기 시작할 때 우리는 자기 말하기에 바빠 잘 듣지 못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소통하기 위한 언어인데 말이지요. 언젠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시작한다면, 사실 그분의 언어는 침묵에 가깝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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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는 긴 문장의 흐름을 끊고 숨 돌릴 기회를 주며, 문장의 뜻을 새롭게 바꾸기도 합니다.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에서, 작은 쉼표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며 잠시 쉬어갈 때 우리 삶의 의미도 새로워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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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때 마음은 온화해지고 부드러워지며 활짝 열립니다. 과거를 돌아보지만 오묘하게도 미래로 나아가게 합니다. 하느님에게로 나아가는 길 중에서도 감사는 매우 효과적인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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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저 앉아서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 부탁을 드립니다.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고, 하느님에게 이끌어주시는 성령을 신뢰하고 내어 맡겨드립니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고, 나보다 나를 위해 더 좋은 것을 해주시는 그분을 신뢰합니다.
--- p.50
우리의 번잡한 일상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슬그머니 고개를 드러내실 때가 있습니다. 잘 보고 있지 않으면, 깨어 있지 않으면 보기 힘듭니다. 때론 한 사람의 미소에서, 한 사람의 친절한 손길에서, 가슴속에 차오르는 기쁨과 희망에서, 푸른 하늘과 흰 구름, 푸르른 산길, 길에 난 작은 꽃에서…. 일상에 숨어 계신 하느님, 예수님 찾기.
--- p.70
소나기가 멎길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에겐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또한 기다림 후에 뜻하지 않게 받는 선물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는 우리의 신앙은 선물입니다. 그 선물을 바탕으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떤 희망을 안고 바라보고 있습니까? 무엇을 기다리며, 어떻게 기다리고 있습니까?
--- pp.108~109
살면서 멀리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 보며 일어나지도 않은 일과 그에 대한 걱정과 근심 때문에 ‘오늘’이라는 선물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결국 오늘의 한 걸음으로 우리는 미래에 도달합니다. 일단 오늘의 한 발만 내딛으면 됩니다.
--- p.129
마치 일일드라마를 매일 저녁 시청하듯이, 우리의 삶을 하느님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또한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일상 속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섬세함과 예민함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 섬세함은 나아가 우리 마음속 하느님의 손길에 대해서도 더욱 깊게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