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한 방울

장 루이 스카 저 / 박문수 성서와 함께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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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05-21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0g / 152*225mm
ISBN 978-89-7635-377-1 93230
책소개

■ 책 소개  

 


잉크 한 방울 


잉크 한 방울로부터 솟아난 세상, 성경 

그 세상이 들려주는 오래되고도 새로운 연주 

 

 

“작가의 펜에 적셔 있는 잉크 한 방울로부터 단지 바람 한 번에 영원히 사라져버릴 연기와 환상만이 솟아오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잉크 한 방울로부터 자신만의 진실을 지닌 하나의 세상이 솟아오르고, 그 진실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줄 결심을 하기도 한다”(14쪽). 

 

장 루이 스카는 《잉크 한 방울》 서문에서 문학이 지닌 ‘마술 같은 힘’에 대해 말한다. 분명 허구의 세계이지만, 그 허구의 세계가 우리의 현실에 미치는 ‘마술 같은 힘’이 때로는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워 넣을 만한 사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문학의 세상을 단지 꾸며낸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저자는 ‘비밀스런 통로’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문학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 고리를 설명한다. 그 통로가 없다면, 문학의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무 영향도 주고받지 않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세상일 뿐이다. 

 

이 책은, 성경 역시 잉크 한 방울로부터 솟아난 세상임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보통 성경을 ‘하느님의 말씀’으로만 대하기 때문에 성경을 읽는 우리의 태도는 때로 너무 거룩하고 엄숙하다. 그래서 성경의 메시지가 일방적인 지침이나 가르침에 머물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성경을 잉크 한 방울로부터 솟아난 세상으로 보기 시작하면, 우리의 성경 읽기는 훨씬 더 역동적이 된다. 마치 ‘비밀스런 통로’를 통해 드나드는 ‘마술 같은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성경이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은 신앙인에게 당연한 진리이지만, 그 진리에 갇힌 채 성경을 읽을 때 성경의 세계가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오히려 간과할 수 있다. 성경의 다채로움은 무엇보다 세상 모든 것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이 지닌 풍요로움이다. 하느님의 진리는 결코 우리를 하나의 시선에 가두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잉크 한 방울》은 바로 그 ‘자유’ 안에서 성경의 세계를 더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장 루이 스카는 “진리는 교향악과 같다”는 한스 우르스 폰 발타자르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나는 독자들에게 성경이 연주하는 음악이 다성음악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17쪽). 저자는, 우리 눈앞에 놓인 하나의 텍스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삶과 소리와 생각들이 들어 있는지 하나하나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이고, 그것이 결국 그리스도의 진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마침내 성경은 ‘진리의 교향악’이 되어 우리 귓가에 울려 퍼진다. 그것은 성경이 들려주는 오래되고도 늘 새로운 연주이다. 

 

한평생 구약성경의 세계를 탐구해온 성경의 대가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경을 둘러싼 세계 전체에 대한 폭넓은 이해, 그리고 인류의 문화와 사상사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깊은 통찰, 그리스도교의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두루 갖춘 저자이기에, 성경의 세계를 이렇게 탐구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제목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신선한 이 책이, 성경을 읽는 모든 이에게 다채롭고 풍요로운 성경의 세계를 만나는 기쁨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나는 다만, 바로 그 잉크 방울들로부터 유명한 성경 이야기들이 태어났고 그들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성경의 이야기들은 참으로 엄청나게 풍요롭다. 거기에서부터 솟아 나오는 세상은 마치도 요셉의 긴 저고리처럼(창세 37,3) - 이 구절에 대한 오래된 성경 본문들의 번역이 지닌 이미지를 그대로 따르자면 - 다양하고 풍부한 색채로 가득 찬 세상이다. _15쪽 

 

‘하느님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특징이 된다. 이 점에서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이 좀 전에 언급했던 메소포타미아의 그것과 얼마나 크게 차이가 나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창조주 앞에서 인류의 모든 구성원이 근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천명하기 위해, 성경은 ‘하느님의 모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_43쪽 

 

“주님께서는 이 계약을 우리 조상들과 맺으신 것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 살아 있는 우리 모두와 맺으신 것이다”(신명 5,3). … 따라서 신명기의 이 구절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꾸어본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구약성경(Antico Testamento)을 우리 조상들에게 건네주신 것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 살아 있는 바로 우리 모두에게 건네주셨다.” _121쪽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반란과, 특히 압살롬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다윗 임금이 보인 반응은(2사무 18장) 성경 설화문학의 걸작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동시에 이 이야기들은 왕위 계승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임금의 연약함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성경은 위대한 인물들을 찬양하기를 주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약함을 드러낼 기회를 좀처럼 놓치지 않는다. 성경 본문을 주의 깊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솔로몬의 왕위 등극이 다윗에게는 그의 생애 마지막에 벌어진 또 하나의 모욕적인 사건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_188-189쪽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독자들 역시 이 ‘사랑’이란 단어를 서로 다른 문맥에서 보게 되는데, 특히 신약성경이 만들어낸 “첫째가는 계명”이란 표현(마르 12,28; 마태 22,36 참조)에서 이 단어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런데 사실 ‘사랑’이란 단어와 ‘계명’이란 단어의 조합은 현대인들의 예민한 감각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왜냐하면, 사랑은 ‘의무’가 아닌 ‘자유’에 연결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랑이란 단어에 대해 조금만 살펴보아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감각과 성경 세계의 감각 사이에 얼마나 많은 거리가 존재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실제로 계명으로 명령할 수 있는가? 명령으로 의무 지워진 사랑이 참되고 진실한 사랑이 될 수 있는가? _231쪽 

 

제자들은 자신들의 스승이었던 그리스도와 결정적으로 헤어져 단절된 삶을 살아내야 하고, 이 세상에서 더는 예수의 현존의 자취를 찾아내려 하지 않으며, 더 이상 스승에게 이 세상에서 발현하거나 특별한 기적을 행하도록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제자들에게도 스승이었던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보고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이 세상에서 그들 스스로가 스승 예수의 현존을 드러내는 도구와 징표가 되는 일이다. _427쪽

 

우리로서는 요셉의 제안에 대한 형들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또 그들이 요셉에게 건넨 답변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이야기가 그에 대해 분명한 답을 제시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 창세기가 열어둔 채로 남겨둔 이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우리의 입장에서 스스로 써 내려가라고 초대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우리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써 내려가느냐에 바로 야곱 가족의 운명이, 이스라엘의 운명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이스라엘 곧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을 것이다. _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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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장 루이 스카 

 

벨기에 출신의 예수회 사제로 성서학자이다. 벨기에 나뮈르에서 철학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주석학을 전공하였다. 이후 줄곧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모세 오경을 강의하며 많은 저서와 논문을 펴냈다. 그 중 《우리 선조들이 전해 준 이야기》, 《모세 오경 입문》, 《인간의 이야기에 깃든 하느님의 말씀》이 한국어로 소개되었다. 

 



옮긴이: 박문수 

 

전주교구 소속 사제로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성경을 공부한 후(성서신학 박사), 광주 가톨릭대학교에서 히브리어와 구약성경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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