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수, 무게, 크기 | 296쪽 / 0g / 140×205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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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1920090 |
책 소개
『사랑 아니면 두려움』의 저자 이현주는 목사요 동화 작가이며 빼어난 저술가이자 번역가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이 여러 타이틀보다 그의 정체성에 가장 걸맞은 이름은 ‘수행자 이현주’일 것이다. 그가 쓴 모든 글과 그가 번역한 모든 책들은 사실상 ‘수행’의 결과라고 볼 수 있고 내용의 태반도 수행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 아니면 두려움』은 저자가 인생 후반기에 쉬운 우리말로 풀어낸 수행 안내서이면서, 수행에 임하는 저자 자신의 마음과 태도도 엿볼 수 있는 정직한 수행록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구체적인 마음공부의 방법을 배울 뿐 아니라, 수행자의 길이 어떤지, 수행자라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수행자가 안내하는 마음공부의 길
세상에 알려진 여러 수행법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면 수행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더 사람답게 사는 길을 모색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사랑 아니면 두려움』의 저자 또한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아서 고민하고 기도하는 영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원한다. 저자가 안내하는 사람답게 사는 길은 거창하거나 특별히 어려운 고행길이 아니라 “문제와 함께 열쇠를 가진 자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마음공부의 길, 일상에서 사랑을 키우고 닦는 평범한 길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눈길을 자기에게로 돌려 내가 지금 밥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똥을 어떻게 누고 있는지, 손님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김을 어떻게 매고 있는지, 운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런 것을 자세히 살펴서 자기가 과연 제대로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15쪽)
마음공부의 방법과 실제를 전하는 본서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마음공부, 어떻게 할 것인가’는 몸으로 하는 마음공부의 방법과 순서, 마음공부의 요체와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등을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안내하는 수련의 핵심은 “좌선을 하든지 일을 하든지 언제나 눈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다.
제2부 ‘동굴문답’은 스승과 제자의 대화라는 틀에 담긴 성찰이다. 질문과 대답의 형식을 취한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암시한다. “질문은 거룩하다. 모든 질문이 거룩하다. 묻는 이를 여기 있게 하고 답하는 이를 끌어당겨 마침내 물음도 답도 사라지고 묻는 이와 답하는 이가 하나로 되게 하기 때문이다”(62쪽).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가슴으로 길을 가는” 구도자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제3부 ‘주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는 침묵 피정을 하면서 꾸었던 꿈에 대한 기록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다양한 주제들이 한 편의 모자이크화처럼 어우러져 있다. 꿈속의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황당한 이야기도 있으며 가슴 뭉클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들은 하나의 길, 곧 사람이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보여 주고 있다. 하나의 화폭에 담긴 여러 풍경은 우리가 꾸는 ‘꿈’과 사는 ‘길’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우쳐 준다. 꿈으로마저 자신을 닦는 철저한 자기성찰은 언제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하느님을 네가 정말로 믿느냐? 네 몸과 네 삶이 네 것 아님을 진실히 시인하고 그렇게 고백할 수 있느냐? 그렇다면 너의 삶으로 또는 죽음으로 그것을 증명해 보여라! 삶이 따르지 않는 신앙은 사기詐欺다”(162쪽).
독자 중 한 사람이라도 “선생님을 만나서 제대로 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어쩌면 본서는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구하는 모든 이에게,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는 모든 이에게 『사랑 아니면 두려움』을 권한다. 그리고 사족 하나 ― 본서 끝에 묘사된 저자의 자화상은 읽는 이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것이다.
책 속에서
우리가 하는 ‘마음공부’라는 것도 결국, 두텁고 무거운 무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입니다.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렵고 힘든 수련을 참고 견뎌서, 보통 사람들은 들어설 수 없는 어떤 높은 경지에 도달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그건 매우 위험한 발상이에요. 다행히 스승을 만나 그 마음이 깨어지지 않으면 마침내 큰 탈을 빚게 될 것입니다.(18쪽)
한 번만 더 되풀이합니다. 진짜 나는 내 안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나를 찾는 나를 떠나서는 결코 진짜 나를 찾을 수 없는 겁니다. 진짜 나뿐 아니라 내가 찾는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습니다. 행복을 찾는 사람 안에 행복이 있고, 불행의 원인을 찾는 사람 안에 불행의 원인이 있고, 건강 비결을 찾는 사람 안에 건강 비결이 있다는 말씀입니다.(43쪽)
“세상에는 목적지로 향하지 않는 길이 없네. 자네가 일어서고 앉고 걷고 눕는 거기가 바로 그 길이야. 이미 길 복판에 있는 몸으로 다른 어디에서 길을 찾으려 하는가? 밥상에 앉아 밥 한술 뜨는 바로 거기에 자네를 목적지로 데려가는 왕도가 있네. 부디 정신 차리시게. 좌우를 두리번거리거나 뒤를 돌아보는 것은 쟁기 잡은 자의 마땅한 몸짓이 아닌 거라.”(68쪽)
하나만 기억하자.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는다. 잃어버리지 않는 게 아니라 잃어버릴 수 없다. 처음부터 가진 게 없어서다.(146쪽)
꿈에서는 길이 사라질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 길 없는 곳이 없는 게 세상이다. 세상 곧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순간이라도 떠날 수 있으면 그건 길이 아니라고 하였다. “내가 길”이라고 말씀하신 분이 곁에 계시고 안에 계시니 더 무슨 바랄 게 없다.(173쪽)
“미천한 이 몸 거두어 제자로 삼으신 스승님 은혜 고마워 눈물만 흐르네, 나 비록 아둔하여도 스승님 모시고 가르침 받는 행복은 알고도 남겠네, 한 번에 한 걸음씩 걸어서 별까지 마지막 문을 나설 때 환하게 웃으리.”(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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