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찼어도 텅 빈듯이

최성준 신부 분도 출판사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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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4-05-30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0g / 144×210mm
ISBN 9788941924074
책소개

 “신부님이 왜 동양철학을 공부하세요?”

 

가톨릭 사제인 저자는 사제 서품을 받고 베이징 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했다.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하니 ‘신부님이 왜 동양철학을 공부하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동양철학을 공부하셨으니 사주 보실 줄 아세요? 우리 아이 이름이 안 좋다고 하던데 정말 개명할까요?’라고 묻는 이도 있다. 저자는 동양철학을 공부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실 대부분의 유학하는 신부님이 전공하는 분야는 성경, 신학, 서양철학 같은 분야입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런 분야의 공부가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을 누구에게 전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요. 우리 선조들은 하느님, 예수님을 모른 채 오천 년을 넘게 살아왔습니다. 신앙이 전해진 지는 이제 이백여 년이 지났을 뿐입니다. 그전에도 이 땅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세상을 관장하는 절대자 하늘(天)을 생각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왔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 깊숙한 곳에 영향을 미치고, 심성을 형성해 온 생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8쪽).

한자 문화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동양철학의 영향 속에서 자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가 쓰는 말, 풍습, 가치관, 생각은 유교와 불교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기존의 가치관이 반감이 들 때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익숙했던 생각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동양의 여러 덕목과 그리스도교의 핵심 주제를 연결하여 동서양의 가르침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 내려간다.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상관없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를 가득 담고 있다. 동양 고전의 유명한 구절이나 고사성어를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이야기로 풀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양 고전이 어떻게 읽히는지도 다뤘다.

 

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_ 『논어』 「안연」 22장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 사상을 자연스럽게 잇는 저자의 깊은 사색이 돋보인다. 저자는 동양철학의 핵심 사상으로 인仁을 여러 번 강조한다. 인仁은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연결된다. 인仁을 풀이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사랑’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성령의 아홉 열매 전체를 아우르는 덕목입니다. 사랑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합니다. 사실 사랑이 전부입니다. 성령의 열매로서의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입니다. 이 사랑을 유학에서는 인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仁은 ‘어질다’라고 번역되지만 바로 아가페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仁은 곧 사랑입니다. 공자가 가장 중시한 개념으로 유가의 최고 덕목입니다”(98쪽). 저자는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유학의 ‘극기복례’, 즉 자기를 이겨 예를 회복할 것을 제시한다. 동양과 서양 사상의 만남이 생각의 폭을 넓히고 더욱 다채로운 지혜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왜 이리 고통스러운가?

왜 이리 잔인한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저자는 동양철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모른 채 살아온 사람들도 나름 하느님을 향한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하늘을 절대자로 인식하면서 여러 이론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더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중국철학이 가장 전성기를 이룬 시기가 중국 역사에서 가장 난세였던 춘추전국시대였다는 것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끊임없는 전쟁을 겪으며 사람들은 ‘왜 이리 고통스러운가? 왜 이리 잔인한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했다. 모든 철학이 이 보편적인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함께 나누고 서로 보완하면 인간을, 자연을, 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서양의 예수 그리스도와 동양의 성현들의 가르침은 살면서 겪는 고통과 혼란, 관계의 단절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저자의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이 독자들에게 가닿아 자기 마음을 돌보고 이웃에게도 눈길을 돌리는 여유와 지혜의 씨앗이 되길 바라 본다.

 

월간 『빛』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이 책은 총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중국철학의 기본 개념을 소개하면서 거기에 연관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을 담았다. 2장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동양철학에서 이야기하는 덕목으로 풀었다. 3장은 마음에 관해서 여러 사상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모았고, 4장은 이웃과의 관계, 친교에 관해서 이야기한 부분을 모았다. 5장은 비움과 절제를 통한 생태 환경 보호, 나와 이웃에서 나아가 더 큰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정치에 관한 옛 성현들의 가르침들을 모았다.

 

사도행전 17장을 보면, 유다인이면서 그리스・로마 문화를 익히 알고 있던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의 어느 신전 제단에 새겨진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글을 보고, 그 알지 못하는 신에 관해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바르게 가르쳐 주려고 애쓰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도 그분의 자녀다’라는 그리스의 어느 시인의 말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최성준 신부님의 글을 보면서 이천 년 전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에서 있었던 바오로 사도의 설교가 생각났습니다. 동양철학과 고전에 관한 신부님의 글이, 우리가 하느님의 진리를 알아듣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_대구대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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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최성준 신부

 

대구대교구 사제. 1999년 사제 서품을 받고 중국 베이징 대학교에서 중국철학을 전공했다. 2012년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쳤고, 2016년부터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겸 월간 『빛』 편집 주간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 가톨릭신문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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