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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향기가되어1

20세기를 살아간 다섯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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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희망, 증거의 삶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국 방문의 의미를 ‘기억, 희망, 증거’의 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순교의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순교자들처럼 예수님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할 것이며, 따라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그분들의 순교를 삶으로 증거해야 합니다.

저는 천주교인이 되기 위해서 예비신자교리를 배우면서 몇 분의 복자(지금은 성인이 되신)들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국사책에는 “100년이 넘는 박해기간에 만이천 명이 넘는 순교자가 나왔다”고 배웠는데 왜 이렇게 적은 수의 순교자들만 복자품에 오르게 되었는지가 궁금했지만, 이 몇 분의 순교자의 이야기만으로도 천주교라는 종교에 대하여 높은 긍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젊은 혈기에 만약 내가 순교자들과 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 나도 순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상상도 해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오늘을 살고 있는 저에게 목숨까지는 원하시지 않으심을 압니다.

세례를 받은 후 어떻게 사는 것이 신앙인으로 사는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본당신부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저에게 안겨주신 책이 ‘고무신 판사 김홍섭’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중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고등고시(사법과)를 준비하고 있던 저에게 길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으면서 현대인들이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비단 법관뿐 아니라 교육자, 공무원, 정치가, 과학자, 근로자, 사제 등 어떤 일을 하든 예수님만을 바라보면서 살 때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길을 찾게 된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되는 다섯 분은 우리나라의 혼란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길을 가신 분들입니다. 몇 백 년 전의 옛날이 아니라, 바로 우리와 같은 세기를 살아가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너새니얼 호손(Nathanier Hawthorne)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처럼 우리가 가까이에서 이분들을 바라보며 닮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전개하고 있는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도 바로 우리보다 앞서 살다가신 이 분들처럼 살아가기를 권하는 운동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성공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들 앞에서 밝게 빛을 비추고 계신, 우리들이 닮고 싶은 다섯 분의 ‘큰바위 얼굴’ 이야기를 써주신 작가님들과 이 글을 연재해 주신 <평화신문>에게 감사드립니다. 누구보다 당신의 사재를 털어서 이 기획을 후원해 주신 경동제약의 류덕희 모세 회장님께 엎드려 절을 올립니다. 끝으로 정성을 다해서 출판해 주신 가톨릭출판사의 홍성학 신부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

권길중

역자 소개

최홍운 베드로 :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편집장, 언론재단 이사,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며, 40여 년간 일해 온 언론인이다. 가족문집 《서로 사랑하여라》와 《하나되게 하소서》 등을 출간했다.

윤지강 젬마 : 1955년 계간 《동서문학》에 단편 <팔레트와 물감>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이다. 저서로는 《도산 안창호 이야기》, 《세계 4대 해전》,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 등이 있고, 현재 꼰벤뚜알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발행하는 《성모기사》에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김문태 힐라리오 :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우리문화와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활의 현장과 대학에서 오랫동안 고전문학과 구비문학을 연구해왔다. 소설, 기행문, 동화, 연구서 등 많은 저서를 펴냈으며, 특히 2012년 출간한 《중국선교답사기, 둥베이는 말한다》는 <평화신문> 신심서적 33권 읽기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권은정 유스티나 루이제 : 저술가, 번역가, 전문인터뷰어이다. 〈한겨례〉 런던통신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국무총리실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했고 《월간 인권》, 《참여사회》, 《경향잡지》 등에 칼럼과 인터뷰를 기고해왔다. 저서로는 《책으로 노래하고 영화로 사랑하다》, 《착한 기업이야기》, 《아름다운 왕따들》 등이 있고, 번역서 《상처입은 관계의 치유》, 《시몬느 베이유》 등 다수가 있다.

이미애 데레사 :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으로 SBS특집극 작가팀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제27회 시나리오 창작상을 수상했다. 오랜 기간 방송극본과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으며, 시대극 <박달나무 있는 뜰>의 당선으로 수년간 작품기획에도 참여했다.

기억, 희망, 증거의 삶 권길중 5

삶의 항기가 되어 염수정 8

김익진 프란치스코 가진 바를 나눈 참교육자 13

말을 좋아하는 소년 15

대륙의 꿈, 독립의 꿈 22

아! 프란치스코 31

성당에서 길을 찾다 37

온 가족이 새로 태어나다 45

비우고 내려놓기 53

성가정 닮아가기 61

교육자의 길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