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숲에 풀어놓은 한줄기 바람 같은 기도시 모음
사람들은 마치 파도를 타듯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의 동요를 느끼면서 살아간다.
기쁨과 슬픔, 어둠과 밝음, 환희와 절만, 사랑과 상처, 행복과 갈등 등 크고작은 내면적 감정의 물결은 하루종일 우리 안에서 넘실대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 안에 닻을 내린 사람은 이러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느낌에 휘말리지 않고 언제나 잔잔한 평화를 유지하면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어제 우리가 기도할 수 있는지를 예시해준다. 하루를 맞을 때나 접을 때, 마음이 들뜰 때나 가라앉을 때,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힐 때,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이웃을 괴롭혔거나 이웃의 행복에 질투가 날 때도 기도할 수 있다.
그렇게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되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하느님께 올려드림으로써 기도를 승화시킬 수 있음을 이 책은 말해준다.
[책속으로]
주님,
제 기도의 음성이 조금씩 맑아지게하소서
깊은 고독의 그윽한 하늘을 날게 해달라는 기도,
뜨거운 사랑의 덫에 걸리게 해달라는 기도,
영혼에 신비한 빛을 머물게 해달라는 기도가
저의 투명한 침묵 속에 뿌리를 내리도록 해주소서
작은 풀잎들에도, 여린 바름들에도,
아침놀과 저녁놀에도,
저의 하루에도 하느님의 숨결이 뛰고 있음을
기도를 통해 충분히 느끼게 하소서
하루를 맞을 때
주님, 보잘것 없는 저에게 다시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새 빛과 새 향기를 풍기는 부드러운 얼굴,
그윽한 미소, 산뜻한 말의 하루가 되게 하소서.
저로 하여금 용서의 하늘과 화해의 바다를 가로지르게 하시어,
하느님이 바라시는 행복의 꽃을 피워 바치게 하소서
남을 미워하고 있을 때
주님, 저는 지금 남을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모처럼 피어나 아득히 향기를 날리는 난꽃도 보지 못하고, 창 열면 가득히 이마에 닿아 빛나던 푸른 하늘도 마냥 잿빛임을 봅니다.
이웃이 저를 채워주지 않았다 해서, 저를 알아주지 않는다 해서 그들을 완강히 끌어안고 미움의 물레방아를 찧고 있다는 것은, 어둡고 어지러운 골짜기에서 처절히 비명을 지르는, 너무나도 부끄런 저의 슬픔입니다.
주님, 저에게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허락하소서. 이웃이 무엇 때문에 저를 알뜰히 채워주어야만 하는지, 이웃이 왜 저를 높이 알아주어야만 하는지를 깊은 곳에 들어가 곰곰이 생각하게 하소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이웃에 요구하고 있음을 정직하게 깨닫게 하소서.
주님, 제가 이웃을 미워하는 마음인 채로 제 영혼의 숨소리가 점점 엷어지고 있다면, 저는 그 무엇을 진실로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이웃을 진실로 용서하고, 진실로 사랑하게 하소서. 이웃을 만날 때는 지극히 평온한 미소의 얼굴로 그를 위안하게 하시어, 삶의 깊은 질서를 따르는 행복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김영수(金永銖·아브라함) 경북 선산 도개에서 <시문학(詩文學)>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안동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 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기도가 그리운 날에는> <순례자의 계절> <인간이 인간다울 때> <행복을 생각하는 당신> <아름다운 삶의 발견> <사랑하려거든 침묵하라><形象> <그대여 사랑한다는 것은><영원에 이 르는 아픔들> <그대 영혼에 물어보라><시간과 영원의 사이> <고독과 사랑과 영원><새로운 상 처를 위하여> <유럽여행에서의 사색> 등 다수의 시집과 수상집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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