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심장》은 신학적인 책이면서 신학적인 책이 아니다.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가 이 책에 담으려 한 것은 사랑의 본질 자체로 자신을 드러내는 그 심장 박동에 대한 애정이다. 발타사르는 이 작품의 서정 문학적 양식이 오늘날에도 호소력이 있을지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의 소음 속에서 이 심장의 박동을 느끼기 힘든 청년들에게 이 글을 바쳤다. 그들이 사랑의 본질 자체를 발견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 책에 담은 인류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의 신비에 대한 비전이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청년들이 인간 존재가 간직한 모순, 그리고 이 모순을 넘어서서 충만한 삶과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랐다. 이 책을 접하는 청년은 물론, 뜨거운 젊은 시절의 심장 박동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하느님의 심장과 함께 다시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심장》은 발타사르의 초기 작품에 속한다. 그가 이 책을 썼던 시기는 자신의 신학적인 전망이 아직 다 영글지 않았던 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향후 그가 나아갈 신학적 방향을 문학적인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 그의 신학적, 문학적 총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 안에 있는 인간적인 측면과 세상을 구속하시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우주적인 측면을 결합하는 것에 관한 책이다. 발타사르는 이 책에서 이 두 가지 측면을 연결하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세계의 심장인 예수 성심에, 삼위일체의 위격적 결합에 그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서정적인 이야기 가운데에는 그가 향후 논의할 신학적 관점, 즉 ‘계시의 아름다움’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관조하고자 하는 그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그래서 발타사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의 대표작인 3부작, 《영광Herrlichkeit》, 《하느님 드라마Theodramatik》, 《하느님 논리Theologik》만큼이나 이 책도 반드시 읽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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